2025년 상인들의 힘든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손님이 더 줄었습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코로나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한때 이태원 못지않게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확연히 줄어든 것 같습니다. 또 가게를 찾아와 구경만 하고 그냥 돌아가는 손님들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모르면 손해 보는 정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하나같이 매출이 줄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쇼핑 명소로 주목받았던 구제시장과 빈티지 의류 매장들조차 고물가로 인해 위축되고 있습니다. 빈티지 패션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방문은 꾸준하지만,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어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를 나와 동묘공원을 따라 걸으면 동묘 구제시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거리 곳곳에는 옷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고, 구제 의류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이곳은 ‘빈티지 패션의 성지’로 알려져 개성 있는 옷을 찾는 10~20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겨울용 아우터부터 아디다스나 나이키 같은 브랜드 맨투맨까지 단돈 1만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더 저렴한 곳에서는 청바지 두 벌을 5천 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길을 거닐어 봐도 쇼핑백을 든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동묘에 들렀다는 한 20대 남성은 "옷값이 확실히 저렴한 편이지만, 그냥 둘러만 보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벨기에에서 온 여행객들은 "한국에 있는 친구가 동묘를 추천해 주어 방문했다"며 "가격이 합리적이고,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90만 3천 원 중 증가한 항목은 주거비, 수도광열비, 식료품, 보건비 등이었습니다.
반면 의류·신발에 대한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해 17만 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불과해 12개 항목 중 네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구제시장 상인들은 가격을 어디까지 낮춰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예전과 같은 옷이라도 수입 가격이 올라 판매가를 조정해야 하지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상인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예전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가격을 더 내릴 수도 없으니 결국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장 관계자는 "물가가 오른다고 해서 손님이 더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 때보다 줄어든 느낌"이라며 "이미 충분히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손님들은 더 낮은 가격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류 소비가 선택적인 지출 항목이기 때문에, 고물가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의류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지만,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의류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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